
그동안 돈 한푼 안들이고 길에서 줏은 깡통하나와 쌍칼의 배려로 원가 0, 매출이익율 100%의 환상적인
사업을 영위하던 춘삼이에게 어느날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바로 두환이에게 자릿세를 뺏기고
쌍칼한테 장비사용료를 물게되는 극심한 손해가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손해가 수익의 반이상을 차지하고 심지어는 사업이 안되는 날에는 두환이와 쌍칼한테 다 뜯겨 땡전 한푼
못 건지는 날도 생기고 처참함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게다가 멀쩡한 놈이 버럭질(구걸)이나 한다고 멸시받고 넝마를 주으러 나가면 동네 애들이
'양아치'라고 놀리고 개새끼들은 으르렁대고 쫒아오고 도저히 일도 힘들고 처참합니다.
그래도 우리 춘삼이는 제대로된 교육은 못 받았지만 머리는 영리하고 삶에 대한 의욕이 넘쳐나는
그런 청년입니다. 절대 좌절하지 않고 머리를 뺑뺑뺑 돌립니다.
더 이상 구걸업과 넝마수집으로는 생계를 이어가기가 힘들다라고 판단한 춘삼은 그동안의 사업을 다 접고
과감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껌장사!!!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있으니 가게에서 껌을 사서 버스나 전철을 타고 승객들한테 고가에 팔아보자.
약간의 동정심을 유발하고 (뭐 그거야 구걸업을 통해 익힌 노하우가 있으니)
때로는 위협적인 (몰골이 워낙 꿰재재 하니까) 방법도 동원하면서 어쨌던 과거의 영광 그 이상을 이룩해 보기로 했습니다.
한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으니 두환이 같은 놈한테 자릿세 뺏길 염려도 없고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으니 장비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고
다만 팔아야 할 껌을 사야 하므로 돈이 필요한데 이 돈은 그동안 꽁쳐놓은 춘삼이 개인의 재산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춘삼이는 현금 재산을 투자한 어엿한 자본가가 되었고
그 자본을 밑천으로 매출업이라는 떳떳한 (?) 사업을 직접 경영하는 CEO가 된 것입니다.
축하합니다. 춘삼 사장님~~
~~ 제 4화 춘삼이 매출업을 시작하다 ~~
일단 춘삼이는 새로운 사업을 위해 기존의 사업을 정리합니다.
아랫동네 하야시라는 일본 거지를 만나 그동안 정든 구걸장소를 양도하기로 하고 권리금으로 5,000원을 받았습니다.
깡통도 시세보다 좋게 1,000원을 받고 하야시한테 넘겼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꽁쳐놓은 돈이 얼마인가 헤아려 보니까 겨우 12,000원 밖에 없습니다.
춘삼이 개인이 가진 돈(재산)은 모두 18,000원 입니다.
이 돈을 투자해서 방랑 껌장사를 시작할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춘삼이의 개인의 일이니 회계처리는 안합니다.
춘삼이가 개인적으로 가계부를 쓰던 말던 그건 알게 아닙니다.
일단 껌값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껌을 알아봅니다. (시장조사)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확인해 본 결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껌은 바나나맛 껌인데 개당 500원 입니다.
그럭저럭 잘 팔리는 껌은 사과맛 껌인데 개당 300원 입니다.
별로 잘 안팔리는 껌은 박하맛 껌인데 개당 200원 입니다.
껌을 얼마에 팔 것인가 또 고민합니다.
어짜피 정식 장사도 아니고 약간의 동정과 공포심 유발이라는 스킬이 접목되는 바 최고의 이익을 봐야겠고
그렇다고 껌값이 복잡해지면 사는 사람이 불편하고 또 거스름돈을 줘야하고... 해서
껌값은 무조건 1,000원 한장을 받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생각하고 결정했습니다.
그럼 많이 팔기 위해 500원 짜리 껌을 선택할 것이냐
많이 남기기 위해 200원 짜리 껌을 선택할 것이냐 고민 하다가
결국 이 장사가 고객의 입맛보다는 동정과 공포에 의한 영업 전략을 이용하는 관계로
200원 짜리 껌을 선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0원에 사서 1,000원에 파니 개당 800원이나 남을 것입니다.
좀 폭리이긴 하지만 비참한 구걸이나 고된 넝마수집 보다는 떳떳한 사업이라고 애써 자위해 봅니다.
하루 판매량은 100개로 정했습니다.
껌을 100개를 사려면 자그마치 20,000원이 필요합니다.
가진 재산은 18,000원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사업의 성공여부를 장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재산을 몽땅 털어 놓을 수도 없습니다.
사업목표를 줄여야 합니다.
그래서 쪼잔하게 일단 2,000원을 투자해서 10개를 사고, 다 팔리면 다시 10개를 사고 이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하긴 껌 100개를 들고 다니는 것도 일입니다.
그래서 개인재산 중 거금 2,000원을 과감히(?) 투자해서 껌판매 사업을 시작합니다.
자 이제 이정도는 쉽게 분개하고 대차대조표도 가볍게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자 저렇게 될 것입니다.
춘삼이 껌가게에 가서 박하맛껌을 200원에 10개를 구입합니다.
이전에 배운 매출이익 산출방식 중 가장 간단한 분기법을 사용해서 회계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품(껌)의 매입가격은 200원으로 고정되어 있고 따라서 매출시 매출원가(=매입가격)를 정확히 알 수 있으므로
분기법을 사용해서 간단하게 회계를 처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분기법은 상품의 매입을 자산-재고자산-상품 의 증가로 봅니다.
분기법은 상품의 매출시 매출금액을 재고자산 상품의 감소와 매출이익의 증가 두개로 나누어 분개합니다.
즉 상품을 매입하였을 때는 자산의 증가 (재고자산의 증가) 와 자산의 감소 (현금의 감소) 의
두가지 회계사건이 발생합니다.
분개와 대차대조표를 봅시다.
자 위에서 처럼 현금이 모두 상품(껌)을 매입하는데 사용되었으므로 대차대조표상 현금은 사라지고 대신
재고자산의 상품이 생겨나게 됩니다. 자본금은 변동이 없습니다.
춘삼이 힘차게 첫번째 버스에 올라탑니다.
그리고..
"차내에 계에신 신사 숙녀 형님 누님 여뤄부운~~
여기에 있은 이 어린양은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생계가 막막하여
철없던 시절 소매치기와 강도짓으로 소년원에서 어린 시절을 다 썩히고 이제 이 밝은 세상에 나왔슙다~~
주저리 주저리 ~~
하여 이 불쌍한 어린양이 바르게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바라오며
여러분의 치아건강과 심심풀이에 아주 좋은 껌을 단돈 춰넌에 모시겠사오니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사주십쇼 잉?"
아.. 거의 반 공갈 협박과 반 구걸이 교차되며 절묘히 믹스되는 영업멘트입니다.
암튼 가여이 여긴 신사 형님들 께서는 주머니속에서 천원을 순순히 풀으셨고
공포에 질린 숙녀 누님들 께서는 황급히 천원을 던져놓고 속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죠.
'저리가 이 거지색캬~~" ㅋㅋ
버스에서 내리는 춘삼이의 얼굴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아!! 대박!!"
우리는 춘삼이의 첫 영업결과를 파악했습니다.
자그마치 10개중 5개를 팔았습니다. 헐~~ 대박.
자 이 매출의 결과를 역시 분기법으로 회계정리 하겠습니다.
자 껌 5개를 팔아서 현금이 5,000원 들어왔기 때문에 매출전표 차변에 현금 5,000원이 분개됩니다.
그 5,000원은 껌의 원가 (구입가격) 1,000원 (개당 200원 X 5개) 과 이익금 4,000원이 포함된 금액입니다.
분기법에서 매출은 재고자산의 감소로 보기 때문에 원래의 재고자산 금액 (200원 X 10개 = 2,000원)에서
승객들한테 내보낸(매출) 금액 (200원 X 5개 = 1,000원) 만큼 줄어듭니다.
따라서 자산(재고자산)의 감소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상품계정에 대변으로 1,000원이 분개됩니다.
나머지 4,000원은 껌 5개를 판 결과로 발생한 이익금입니다.
이 이익금은 손익계정의 매출이익이라는 계정으로 분개가 됩니다.
매출이익은 자본의 증가이므로 역시 대변에 분개됩니다.
별도로 매출이익을 표시한 손익계산서를 작성해도 되지만 번잡스럽기 때문에 그냥 저렇게 표시해도 됩니다.
원래는 매출이익 대신에 당기순이익이 와야 하지만
이경우 매출이익 = 영업이익 = 경상이익 = 당기순이익 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바로 대차대조표만 작성했습니다.
자 바로 직전의 대차대조표와 비교하면 자산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자본도 늘어났죠?
이 늘어난 만큼이 춘삼의 영업활동에 의해 발생한 이익이고 이는 투자자인 춘삼에게 회사정리시 돌아갈 것입니다.
위와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됩니다.
버스에 올라 껌을 팔고 껌이 떨어지면 또 가게에 가서 껌을 사오고 또 팔고 사고 팔고 사고
그때마다 일일이 전표는 작성하지만 건건이 대차대조표를 지우고 쓰고 하면서 수정하는 짓은 멍청한 짓입니다.
그래서 원장이라는 것을 작성하도록 하였습니다.
원장은 각 계정별로 일어난 회계사건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즉 현금계정의 차변 대변 발생을 현금원장이라는 곳에 주욱 기입하고
상품계정의 차변 대변 발생을 상품원장이라는 곳에 계속 기입해 나가며
나중에 그 차변의 합과 대변의 합 그리고 대차 차액인 차인잔액을 구해서 결산시 대차대조표를 한번에 수정하면
일이 쉬워지며 또 원장을 통해 각 계정의 합과 잔액이 어떤 사유로 그렇게 되었는지 세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자 이제 껌을 매입할 경우 현금원장의 대변에 매입가격을 기재하고 상품원장의 차변에 매입가격을 기재합니다.
또 매출할 경우 현금원장의 차변에 매출가격을 기재하고 상품원장에 상품의원가(매입가격)를 대변에 기입하며
매출이익 원장의 대변에 매출이익(매출가격-상품원가)을 기입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재고자산의 원장을 수불(입고와 출고)장 이라고 불리우며 입고와 출고의 내역을 정리합니다.
이때 분기법을 사용할 경우 출고시 매출이익을 함께 기재해서 한개의 서류에서 원가와 이익을 확인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자 오늘의 장사가 다 끝나고 춘삼이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때까지 작성된 각 계정별 원장과 수불장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투자금 2,000원이 입금되는 순간 부터 매입시 지급한 금액은 대변으로 현금 잔액이 줄어들고
매출시 들어온 금액은 차변으로 분개되어 현금 잔액이 늘어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오늘 하루 회사로 77,000원이 입금되었고 15,000원의 현금이 인출되어 잔액이 62,000원이 되었습니다.
역시 상품이 매입(입고)되고 매출(출고)될 때마다 위와 같이 상품 수불장을 작성했습니다.
분기법이기 때문에 매출시마다 매출원가(= 매입가격 = 개당 200원)를 기재했고
또한 매출이익(매출액 - 매출원가)도 기재했습니다.
입고가 되면 재고가 늘어나고 출고가 되면 재고가 줄어들며 재고금액은 매입원가(개당 200원)가 적용된 금액입니다.
오늘 하루동안 껌을 자그마치 75개를 팔았습니다.
원래 목표였던 100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오늘 하루동안 자그마치 60,000원의 이익을 올렸습니다.
이 이익금은 최초 투자한 2,000원과 함께 고스란히 현금자산으로 호주머니에 있군요.
현금원장과 수불장의 잔액를 가지고 대차대조표를 만들어야 하는데..
대차대조표에는 잔액만 명시되어 있으므로 각 계정별로 합계도 좀 표시해봤으면 영업 실적을 좀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각 계정별 합계와 잔액을 표시하는 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합계잔액시산표' 라고 부릅니다.

만약 자산항목인데 대변이 더 많아서 대변에 잔액이 오면 안됩니다.
없는 돈을 사용(대변)할 수는 없으니까요.
만약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치더라도 반드시 수익으로 전표정리해서 차변이 대변보다 적게 해서는 안됩니다.
다음에 상품수불장을 보고 상품의 매입액 합계는 상품의 차변으로 매출원가 합계는 상품의 대변으로 기입합니다.
오늘 매입한 상품(껌)을 모두 팔았으니까 상품의 차변(매입액)과 대변(매출원가)은 동일하고 상품이 하나도 없으니까
상품계정의 잔액은 0 이 됩니다. 이 잔액은 수불장의 최종 재고금액과 일치하여야 합니다.
자본금은 최초 2,000원이 투입되었고 변동이 없으니까 대변에 2,000원이 기입되고 대변잔액도 2,000원 입니다.
다음은 매출이익인데 분기법이므로 매출원가는 상품의 대변에 바로 가니까 오직 매출이익만 대변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매출이익 60,000원이 대변에 기재되고 잔액도 대변에 6,000원이 오게 됩니다.
만약 매출이익(실지로는 순이익)의 잔액이 차변에 오면.. 손실이 발생한 것입니다.
즉 매출이익(순이익)의 대변합계는 매출수익의 총액이고 차변합계는 매출원가(경비)의 총액으로
매출수익보다 매출원가(경비)가 많으면 밑지는 장사를 한 것이고 잔액이 차변에 오게 되면 손실이 발생한 것입니다.
위와 같이 합계잔액시산표를 작성하면 회기중 현금이 얼마가 들어오고 얼마나 나갔는지 바로 확인 가능합니다.
또한 상품도 얼마나 사서 얼마나 팔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고 현재 얼마 너치나 남았는 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대차대조표를 작성해 봅니다.

이제 춘삼은 자신이 최초 투자했던 투자금 2,000원과 영업의 결과로 발생한 이익금 60,000원을
회사의 자산인 현금으로 모두 회수하고 오늘의 매출업을 종료합니다.
이 매출업을 하기 전에 총 재산은 18,000원 이었는데 이제 자그마치 78,000원으로 재산이 늘었습니다.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춘삼이는 현금을 가슴에 꼭 껴안고 하늘을 쳐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답니다.
기쁨과 함께 그동안 구걸을 하며 받은 멸시와 뼈빠지게 지게를 지고 넝마를 주우러 다녔던 그 개고생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조만간 빌딩을 사는 부푼꿈을 안고
좀더 불쌍하고 강렬한 영업멘트를 구상하며 긴 밤을 설쳤답니다.
다음 블러그는 여러 요인이 발생하여 할 수 없이 손익계산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을 전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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